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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일교수의 심리학 수업
    2025년 이미 읽은 책도 까먹는다 2025. 5. 28. 08:46

     

     
    논리적 사고는 말이 되게 이야기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설득에 유리하며, 과학적 사고는 기존 지식이나 사실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는 의심과 수사(investigation)에 유리하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교육체계가 논리적인 사람에게는 매우 우호적이지만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에게는 꽤 불친절하다는 점이다. 
     
    P38
    전기충격 실험
    참가자들은 대부분 몇 번 전기충격을 주고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실험자에게 말했다. 그러나 " 그 정도의 전기로는 사람이 죽지 않습니다.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라는 실험자의 말을 듣자, 놀랍게도 참가자의 무려 65퍼센트가 450볼트의 전기충격에 도달할 때까지 버튼을 계속 눌렀다. 
    원숭이조차 자신이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다른 원숭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 버튼을 오랫동안 누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기합리화와 책임감 회피가 만들어내는 복종
    이 실험에서 핵심은 실험자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참가자가 들은 것이다. 실험자는 심리학 연구에 상당한 경험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종의 '권위'가 있는 셈이었다. 
    권위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자신이 책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핑계를 가능하게 한다. 수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사회 지도층 인사가 수치스러워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당당한 얼굴로 언론 인터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들도 조직이나 윗선의 지시를 받아서 그런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합리화한다. 인간은 자신의 양심을 종종 이 권위와 맞바꾼다.
     
    P46
    시각절벽 연구


    먼저 격자무늬를 이용해 절벽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유리를 올려놓는다. 맞은편에서는 엄마가 아이의 애착인형 따위를 들고 친근한 목소리로 아이를 부른다. 실험자는 시각적으로 만든 절벽을 아이가 건너는지 여부와 함께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관찰한다. 이 장치를 사용한 1950 ~ 1960년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바, 생후 10개월 된 유아들은 대부분 시각절벽 앞에서 멈추고 가기를 주저하거나 엄마를 바라보고 울었다. 그러나 생후 5개월 된 유아들에게서는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결과에 기초해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의 깊이 지각은 생후 10개월은 되어야 지닐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결론은 사실일까? 동일한 장치를 사용한 이후 연구 결과들은 그렇지 않음을 말해준다. 생후 5개월 된 유아에게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는데, 이들이 절벽을 건너면서 평소보다 오히려 덜 울고 심장박동도 더 느려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깊이를 지각하지 못한 유아는 평소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유아는 오히려 이런 상식과 정반대 행동을 보였다. 무서워하기보다는 재미있어하거나, 안락함을 느끼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결국 다양한 후속 연구를 통해 연구자들은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생후 5개월 된 유아는 깊이를 지각할 수 있다. 다만 그 깊이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 달랐다"
     
    P59
    만족 : 판단의 지향점
    만족이 일어나는 순간 결정이 일어나며, 따라서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은 '최적'이 아닌 '만족'을 지향한다고 사이먼은 주장했다. 
     
    P106
    슬픔은 무엇인가? 욕구의 억압에 따른 괴롭고 답답한 감정이다. 
    그렇다면 불안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인해 안정되지 않고 뒤숭숭한 상태다. 
    즉 슬픔은 소중한 것을 잃거나 가지지 못하게 됨으로써 겪는 감정이고, 불안은 좋지 않은 것을 피하지 못함으로써 경험하는 불편한 상태인 것이다. 
    그 결과로서 분노와 공포가 만연하게 된다. 
     
    P111
    돈은 불안 완화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이때 역으로 이런 반문을 하면 대개는 말문이 막힌다는 반응이다.
    "어떨 때 가장 행복하세요"
    많은 사람이 행복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 가장 행복한지는 알지 못한다. 
     
    키스 횟수와 임신 빈도에는 분명한 상관이 있다. 하지만 키스는 임신의 원인이 아니다. 
     
    돈과 행복은 그저 눈에 잘 띄는 겨리과일 가능성이 크다. 
     
    P116
    사실적 정보가 필요할 때 섣부른 진실 캐기로 엉뚱한 곳에 분노의 화살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 집단과 사회의 에너지는 불필요하게 소모될 것이고 긴급한 사안에 대한 대처능력은 약화된다. 
    반대로, 진실을 알아야 할 때 여전히 '잘 넘어갔으니 그만'이라는 자세로 일관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며 근본적인 개선은 요원해진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자신과 타인이 불안해할 때는 사실에 충실할 줄 아는 정확함을
    분노할 때는 진실에 직면할 줄 아는 용기와 동력을 각각 발휘해야 한다. 순서가 바뀌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P118
    깊은 비관 뒤에 숨어 있는 불안
    이 유형의 사람들이 조직에 미묘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종종 관찰된다.
    대표적으로 무기력을 전염시킨다. '해봐야 안 된다'는 생각 말이다. 
     
    P121
    무책임한 낙관 뒤에 숨은 불안
    이른바 '잃을 것이 많은 사람'말이다. 큰 성공이나 성취를 거둔 사람들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 성공이 변하면 안 되니 말이다. 하지만 변화 자체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면서 입으로만 변화나 개혁을 외쳤던 사람들 역시 이때 진짜 속내를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이런 방향으로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정작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대범하고 용감한 얼굴로 변화를 폄훼하거나 변화는 불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유형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잃을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바꿔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한 가지 요긴한 생각법이 있다. 사람은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할 때 변화보다는 기존의 비법을 고집하고, 장기적인 목표에 도전할 때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대부분 심리학 연구의 결과다.
     
    현재의 이 불안은 여러모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P138
    지적 겸손이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으며, 내가 아무리 뛰어나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자세다. 이를 심리학자들은 '지적 겸손IH, intellectual humility'이라고 한다. 지적 겸손은 자율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우리를 좌초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의 생각이 우월하다거나, 나는 알아야 할 것들을 모두 알고 있다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이 별로 없다는 식이 생각은 지적 겸손도가 매우 낮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사회적 자경주의'social vigilantism'라는 개념이 있다. 
    자경주의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스스로 지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태도나 입장'을 말한다. 
     
    P134
    학습의 기회를 잃는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먼저 교육과 학습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 입장을, 학습은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중심에 둔 개념이다. 
    교육은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준비된 내용을 전달하는 행위다. 
    학습은 교육받은 것을 적용하는 현실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난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P142
    상실감은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픈 감정이다. 
    심리학에서 슬픔의 반대말은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안의 반대말은 안심이다. )
    상실감으로 무기력을 느낄 때 무작정 앉아 있기보다는 좋아하는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충족해야 한다. 
     
    P143
    소중한 사람들과 목적 없는 대화의 소중함
    지옥에 있는 사람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 바로, 지옥을 보는 사람이다. 
     
    P146
    인지과학자 위고 메르시에와 당 스페르베르는 <이성의 진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능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마음은 이상하거나 어리석은, 심지어 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짓을 하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그중에 하나가 곁에 있는 사람들과 비슷해지려는 무의식이다 하지만 이는 사회성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인간의 마음이 협동에 얼마나 최적화돼 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P147
    악의적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어떤 집단이든 '나쁜 짓'을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창의성 전문가인 제임스 카우프만 코네티컷 대학 교수는 부정적인 일에 사용되는 창의력을 '악의적 창의성malevolent creativity'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악의적으로 기발해지는 것일까? 
     
    죄수의 딜레마 게임
    두 사람이 모두 협력할 경우 보상을 받고, 둘 다 협력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엇갈린 선택을 하는 경우, 협력하지 않은 쪽은 보상을 받고 협력한 쪽은 처벌받는다. 
     
    바스 교수 연구진은 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절묘한 변형을 가했다. 
    바로 나는 협력했지만 상대방이 배신한 경우, 내가 입는 피해의 규모를 더 크게 상정한 것이다. 
    게임에서 자신이 협력했음에도 상대방에게 사회적으로 크게 배신당한 사람들이 더 적은 수의 매우 악의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단순한 배신을 당한 것이 아니라 협력의 결과로 배신당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방치하면 사회에 얼마나 비극적인 일이 초래되는가를 명심해야 한다. 협동과 공존의 가치가 배신감으로 물든 사회는 악의적 창의성이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P149
    공평과 공정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사회
    공평의 사전적 정의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고름'이다. 일종의 평등에 가깝다. 
    반면 공정은 약간 다르다. 사전적으로 '공평하고 올바름'을 뜻하는데, 풀어보면 공평함이 올발라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공헌한 바에 따라 보상을 올바르게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각자의 처한 상황에 맞게 무언가를 부여하는 것도 역시 공정에 속한다. 
     
    공평은 협동의 질을, 공정은 경쟁의 질을 높이는 힘이 강하다. 
    다만 집단이나 사회의 크기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작은 집단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기에 평등 즉 공평함이 더 중요하다. 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보상이 차등 적용된다면 끈끈한 협동심이 계속 유지될 리 만무하다. 
    하지만 그 조직이나 사회가 일정 수준 이상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 고마움을 서로 표현할 접점도 없고, 내가 본 손해로 누가 혜택을 보는지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평등보다는 공정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구성원들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공평보다는 공정이 더 우선시 되어야 조직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더욱 힘을 내서 일하게 된다. 건전한 경쟁의 룰이 생긴다. 
     
    만약 두 변수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
    두 게임의 조건을 거꾸로 조정한다면, 그러니까 협동을 당부하면서 공평하지 못하고,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면서 불공정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공정을 강조해야 할 때 평등을 실천하면 이른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 양산될 것이다. 반면 평등이 필요할 때 공정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사회 전체의 단합을 해칠 뿐 아니라 많은 이의 시기와 질투를 자아내 저마다 각자도생의 살길을 찾게 될 것이다. 
    작은 집단에서 큰 집단으로 발전해나갈 때에는 이전보다 '공정'을 부각해야 한다. 
    이점을 간과한다면 배신감을 느낀 사람들이 악의적 창의성을 키워 사회를 위협할지도 모를 일이다. 
     
    야구 방망이와 야구공을 합쳐 1달러 10센트다. 그리고 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그렇다면 공은 얼마일까?
    많은 사람이 '10센트'라고 답하지만, 오답이다. 정답은 5센트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일부러 흐리게 해서 읽기 어렵게 만들면 오히려 정답률이 올라간다. 무심결에 지나치는 생각의 방식이 찬찬히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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