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모임에서 선정한 책 이방인
아마 고전중에 가장 유명한 첫 문장으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일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읽어 봤지만, 이방인은 읽지 않았었는데, 이번 모임에서 선정되어 읽어보았다.
첫 문장이 너무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책을 읽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주인공의 불행한 어린시절이나 가족 이야기 인 줄만 상상하고 있었다.
책을 읽기 위해 각기 다른 도서관에서 3권의 책을 빌렸다.
경기도서관에서 유기환 옮김, 현대지성 출판
고양도서관에서 김화영 옮김, 책세상 출판
행신어린이도서관에서 김언 옮김, 고래의 숲 출판
나는 읽기 어려워 보이는 책은 가끔 어린이 도서로 읽곤 하는데, 책읽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어린이 도서에는 좀 폭력적인 내용이나, 성관계 되는 부분은 제외되기도 하고, 내용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렇게 어린이 책으로 한 번 전체적으로 빠르게 읽고, 다시 성인용 책으로 읽는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주인공을 이해하기 힘든 것이 내가 세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 주인공이 그 만의 독특한 성격이나, 세계관인가 혼란스러웠다.
첫 문장을 통해 엄마와 얼마나 사이가 안좋은지는 눈치챘으나, 장례식에 가서 엄마의 나이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다음날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코미디영화를 보고, 여자와 잠자리를 하고...
나 역시도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였다.
사무실에 복귀해서도 사장이 돌아가신 엄마의 나이를 묻는 데 "예순 살 가량"이라고 대답하는 걸 보고, 장례식이 끝날 때 까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괜한 일에 휘말려 바닷가에서 햇빛이 눈부셔 방아쇠를 당긴 것... 그 후에도 4발을 더 발사한 것은 나는 명백히 살인이고, 그의 행위를 방어할 어떠한 변명도 없어 보인다.
프랑스어를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일까?
뒷부분 해설도 읽어보니, 엄마와 사이가 서먹하다면 엄마가 아닌 어머니라고 부르고, 첫문장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라고 하던가 "어머니가 죽었다" 그래야 엄마와 굉장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구나를 바로 알 수 있는데, 엄마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그 정도의 친밀감이 없을 수 있는지... 또한 주인공 뫼르소는 프랑스 어로 엄마+태양을 뜻하는 단어라는 해설도 있었다.
바다는 어머니를 태양은 아버지를 표현한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래서 그가 엄마 같은 바다를 찾았으나, 태양의 이글거림에 현기증을 느끼는 건 아버지와 관계가 있다고 표현되기도 했다.
인상적인 표현
P92쪽 [태양을 떨쳐버리고자, 태양이 쏟아붓는 불투명한 취기를 물리치고자 온몸을 팽팽히 긴장시켰다. 모래, 새하얀 조가비 또는 유리 파편에서 칼처럼 뿜어져 나오는 햇빛이 눈을 찌를 때마다 턱에 경련이 일었다. 나는 오랫동안 걸었다]
P163쪽 그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사형수였다.
P166쪽 나는 하느님 이야기로 그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P171쪽 내가 남은 일은 처형일에 모쪼록 많은 구경꾼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이해주기를 소망하는것 뿐이었다.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인데, 시대적인 공산주의 사회와 부조리를 경험했던 것이 작품에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후대에 그 내용을 그 시대 상황에 투영하여 해석한 것일까? 재판법정에서와 같이 모든 상황이 한 쪽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거기에서 부조리함을 역설해 봐야 아무에게도 가닿지 않는다. 그건 공산주의, 사회주의 속에서 아무리 혼자 힘으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시대적 상황을 모면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감옥에 갇혀있는 상황과 거기서 느끼는 감정,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을 읽으며, 나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계속 떠올랐다.
이방인 - 부조리의 우화라 일컫는데,
뫼르소가 살인을 한 것은 그 사실보다, 그의 패륜적으로 보이는 행위, 이미 범죄자이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전개된다.
P184
카뮈의 작품 세계는 부조리, 반항, 사랑이라는 세 개의 주제로 요약되며, 각각의 주제는 에세이, 소설, 희곡으로 형상화된다.
이방인, 시시포스 신화, 반항인
카뮈의 다른 책들도 좀 읽어봐야 겠다.
P189
1942년 독일 점령하에 놓인 잿빛 파리, 눈부신 알제리의 태양이 지배하는 소설 이방인의 등장은 그 자체로 이방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육체와 감각에 충실한 주인공 뫼르소는 장구한 기독교 역사를 가진 프랑스 독자들의 눈에 패륜아에 가까운 이방인으로 보였다.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냈고, 어머니의 시신을 보려 하지 않았고, 어머니의 시신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잠을 잤고, 장례식 이튿날 해변에서 만난 여자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섹스를 즐겼고 동네 건달을 친구로 사귀고 수상한 치정 사건의 증인 역할을 수락한 뫼르소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카뮈는 이방인을 이렇게 해설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서 모름지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다시 말해 뫼르소는 사회가 요구하는 일종의 유희, 즉 거짓말하는 유회에 참여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사형당했다는 것이다.
P192
철학적 차원에서 볼 때, 이방인은 부조리의 우화로 읽힌다.
프랑스어로 바다 mer와 어머니 mere는 음성학적으로 동일할 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는 인류의 영원한 모성적 자궁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태양이 아버지를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뫼르소의 살인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바닷가에서 뫼르소는 아랍인이 아니라 태양과 대결한다. 태양이 뫼르소의 의식을 말살했을 때, 다시 말해 무의식이 그를 지배하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 방아쇠가 당겨진다. 그의 총구는 아랍인을 향해 있지만, 그의 무의식은 태양을 향해 있다.
이방인에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단순과거가 아니라 일상적 사실을 표현하는 복합과거가 사용되기 때문에, 그러한 단순성이 더욱 뚜렷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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