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는 어차피 하나밖에 택할 수 없다면 신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관정 대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맹정을 택하라고 주문했다. 이익을 향해 무한 질주하며 피해를 극도로 꺼리는 이른바 호리오해를 인간의 본성으로 파악한 결과다.
군주가 속마음을 드러내면 간신들이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린 뒤 붕당을 만들어 사적인 이익을 챙기고 끝내 군주마저 시해한다고 경고했다.
두 인물 모두 난세에는 치세와 전혀 다른 유형의 난세 리더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찰한 결과다.
강한 의지와 자질로 운명에 맞서라
운명의 신은 여성이다. 그녀를 손에 넣고자 하면 때려서라도 거칠게 잡아둘 필요가 있다. 통상 여성은 냉정하게 접근하는 남자보다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남자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운명의 여신 역시 여성인 까닭에 여느 여성들처럼 젊은이에게 이끌리게 마련이다. 젊은이는 상대적으로 덜 신중하고, 더 거칠고, 더 대담한 자세로 그녀를 제압하려 들기 때문이다. <군주론 제25장>
우리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인간 행동의 절반가량만 지배할 뿐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지배하도록 남겨 두었다.
벼슬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군주의 다스림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고, 임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군주에게 충성하지 않겠다는 뜻이오. 선왕이 신하를 다스린 것은 작위와 봉록이 아니면 상벌이 있었기 때문이오.
설령 천리마라 할지라도 채찍질을 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멈추게 하려 해도 서지 않고, 왼쪽으로 몰려 해도 왼쪽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몰려 해도 오른쪽으로 가지 않는다면 노비조차 이런 말은 타지 않으려 할 것이오.
이 들 두 사람은 스스로 세상의 뛰어난 현자를 자처하지만 군주에게 아무 소용이 없고, 설령 행실이 아무리 뛰어나도 군주에게 쓸모가 없으니 명군이라면 이런 자들을 신하로 삼지 않을 것이오.
지과는 자신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내 물러나와 달아난뒤 성을 보씨로 바꿨다.
지백은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스스로 죽음에 이르고, 군사도 잃고, 땅도 셋으로 분할되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탐욕스럽고 괴팍스럽게 이익을 밝히면 나라를 망치고 목숨을 잃는 근본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눈앞의 작은 이익과 현재의 상황에만 집착한 나머지 사물의 이면과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단견이 스스로를 망치는 근본적인 원인임을 경계한 것이다.
부와 권력과 여색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다. 이를 정당한 방법으로 얻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욕심 내서 무리수를 두면 지백의 꼴을 면하기 어렵다. 이해 당사자가 힘을 합쳐 협공을 가하기 때문이다.
송나라에 술을 파는 자가 있었다. 그는 되를 속이지 않아 매우 공정했고, 손님을 대할 때도 매우 공손했다. 술을 빚는 솜씨 또한 매우 훌륭했다 술집을 알리는 깃발도 매우 높이 세워두었다. 그러나 술이 팔리지 않아 이내 쉬어버리고 말았다. 이를 이상히 여겨 마을 장로에게 그 까닭을 묻자 장로가 되물었다.
"그대의 집에 있는 개가 사납지 않은가?"
"개가 사납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그게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사람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오, 만일 어떤 사람이 어린 자식을 시켜 돈을 주고 호리병에 술을 받아오게 하면 개가 달려드는 경우가 있을 것이오. 술이 쉬고 팔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소"<한비자, 외저설우상>
"흙을 빚어 신상을 만들 때 나무를 세워 모형을 만들고 그 위에 진흙을 바릅니다. 이후 사당에 그 신상을 안치하면 쥐가 신상의 틈을 찾아내 그 사이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살게 됩니다. 연기를 피워 쫓으려니 신산의 나무에 불이 옮겨 붙을까 우려되고, 물을 붓자니 신상의 표면에 칠한 흙이 떨어져 내릴까 우려됩니다. 사당의 신상안에 들어가 사는 쥐를 잡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군주의 좌우에 있는 자들은 나가서는 권세를 부려 백성들로부터 이익을 거둬들이고, 들어와서는 붕당을 만들어 악행을 숨깁니다. 궐 안에서 군주의 사정을 엿보아 궐 밖으로 이를 알리고, 안팎으로 권세를 키우며 일을 멋대로 조종하는 까닭에 날로 부유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주살하지 않으면 법이 어지러워지고, 주살하면 군주가 불안해집니다."
여기서 술집의 사나운 개는 권신, 사당의 쥐는 간신을 상징한다.
마키아벨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하는 현실적인 문제와 "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도덕적인 당위성을 엄밀히 구분했다.
이는 한비자<설림하>에 나오는 다음의 비유와 같은 맥락이다
뱀장어는 뱀과 닮았고, 누에는 뽕나무벌레와 닮았다. 사람들은 뱀을 보면 놀라고, 뽕나무벌레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그런데도 어부들은 손으로 뱀장어를 잡고, 부녀자들은 누에를 친다. 이익이 있으면 모두 전설적인 용사인 맹분이나 오나라 왕 요를 척살한 자객 전제처럼 용감해진다.
인간은 영예와 부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택한다. 신중한 접근과 과감한 접근, 난폭한 접근과 교활한 접근, 끈기 있는 접근과 성급한 접근 등이 그렇다. 방법은 달라도 공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물론 똑같은 방식의 신중한 접근일지라도 어떤 자는 성공하고, 어떤 자는 실패한다. 같은 맥락에서 서로 다른 방식의 신중한 접근과 과감한 접근이 동시에 성공할 수도 있다. 성패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행보가 시대상황과 맞아떨어지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군주론 25장>
수시로 변하는 시류와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는 인간의 속성이 서로 맞아떨어지면 성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다. 통상적인 경우 신중한 접근보다는 과감한 접근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