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미 읽은 책도 까먹는다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무의식 속에 남아 2025. 9. 18. 07:44

 

 

죽음을 맞닥뜨리면 냉철한 변별력이 생겨서 중요한 것과 하찮은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무력감과 분노와 이기심을 버리면서 마음이 자유를 얻는다. 무엇보다 인생을 뜨겁게 사랑하게 된다.

일찍부터 죽음을 상상하는 것은 이롭다. 삶의 유한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시한을 두는 게 좋다. 가령 내가 오늘 밤 12시에 생명을 다한다고 상상해보자. 순간 버릇 같던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삶의 끝을 앞두면 모든 불행은 도토리가 된다.

인간의 최후의 순간에 최선의 존재가 된다. 죽음을 마주한 사람은 돌연 성장한다. 

 

즐겁게 살려면 작은 문제를 작은 것으로 여겨야 한다. 작은 일을 무시하는 순간 우리는 행복해진다. 심각해지는 습관 말고도 나쁜 게 있다. 자기 생각을 억누르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로리 할스 앤더슨 도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지 않으면 사람은 한 번에 한 조각씩 죽는다"

죽음을 맞는 사람들은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정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은 행복의 밀도가 높다. 우리는 그들의 현명함을 본받아야 한다. 일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리는 바보 같은 짓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해롭다. 언제나 신나게 춤추고 웃으며 살려고 애써야 한다. 

작은 문제에 집착하지 않는 게 행복의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고 싶은 일이나 말을 참지 말라고 응원했다. 그래야 세계 여행처럼 신나는 인생이 시작된다.

 

P28

호스피스 병원 환자들이 삶의 끝에서 가장 후회한 것들

첫 번째로 사람들은 원하는 삶을 살지 않은 걸 후회한다. 주변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켜 그들을 웃게 만들려고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남을 의식해서 나의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큰 불행이다. 

스위스의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은 유명한 말을 했다. "하나의 큰일이 우리를 죽이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이 실망하는 게 무서워서 거절하지 못한 수천 개의 작은 의무가 우리를 죽게 한다."

 

 

두 번째로 사람들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도 후회한다. 

세 번째 후회는 삶의 끝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픈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누르는 사람이 많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다칠까 봐 걱정돼서다. 때로는 미움받을까 두려워서 감정을 숨긴다. 

네 번째 전형적인 후회는 친구 문제다.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면 친구를 그리워한다. 그런데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점점 연락이 뜸해지면서 멀어져 버린다. 호스피스 병동의 많은 환자가 친구들과 연락을 끊은 걸 후회했다. 

다섯 번째 후회는 행복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가 돼서야 행복이 선택의 문제라는 걸 깨닫는다. 행복은 내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할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일을 하고, 행복한 태도를 골라서 선택해야 내가 행복해진다. 죽을 때 후회할 일을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나는 죽음에 가까워도 행복할 것이다. 

 

P32

마음이 밝은 14살 암환자 에스더

14살 소녀가 인생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에스더가 말하는 행복의 방법은 딱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를 기쁘게 만드는 일을 하고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가족과 친구를 붙잡고 '인생이 곧 끝난다는 걸 기억하고 현명하고 기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떠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P57

투병 중에는 병만 고치면 삶이 완벽해질 줄 알았다.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는 인생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병원을 나오자 새로운 혼돈이 시작됐다. 삶의 중요한 고비를 겨우 넘긴 후에 또 다른 혼란을 만나게 되는 건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대학만 입학하면 행복할 거라고 믿으면서 이 악물고 공부하지만 정작 대학 입학 후에는 낙원이 펼쳐지지 않는다. 대신 더 많은 고민과 숙제가 기다린다. 수년 동안 준비해서 취업해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과 꿈만 같은 결혼식을 올린 후에도 예상치 못한 시험에 들게 된다. 자우애드는 삶의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선택했다. 

바삐 움직이는 동안 이런저런 두려움이 조용해졌다. 

 

P75

잔소리가 엄마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잔소리할 수밖에 없다. 작은 문제나 미세한 위험이 엄마 눈에는 또렷하게 보이니까 어쩔 수 없다. 엄마란 무엇인가.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다. 엄마란 초미세 감각을 소유한 능력자다. 아주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작은 염려가 엄마의 운명이라면 잔소리를 듣는 것은 자녀의 숙명이다. 잔소리 듣기는 자녀의 특권이기도 하다. 잔소리를 듣지 않는 사람이라면 엄마가 없는 것이다. 아울러 슬프지만, 엄마 잔소리를 들을 날이 그리 길지 않다. 

 

마지막 편지의 기본 골격

공통적 4가지 요소는 사랑 고백, 사과, 기원, 이별 인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의 준비다. 몇 분 동안 내가 곧 세상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상상한 후에 펜을 잡거나 자판을 앞에 둔다. 사랑을 깊이 표현해야 한다. 어떨 때 아이가 가장 사랑스웠는지 또 그때 느낀 사랑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했는지 쓴다. 

다음으로 사과해야 한다. 아이 마음에 상처를 준 기억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다음 아이에게 행복을 빈다. 힘든 일은 생기게 마련이니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일러준다. 또 돈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하루하루 시간을 아껴 쓰고 좋은 사람과 많이 만나면서 행복하게 살라고 빈다. 

편지 끝에는 이별인사를 한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는지 알려주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밝고 행복하고 낙관적인 이별 인사여야 한다. 

 

 

P158

하늘에서 떨어진 거북에 맞아 숨진 아이스킬로스

고대 그리스의 작가인 아이스킬로스는 야외에 앉아 있다가 하늘에서 돌로 보이는 물체가 머리에 떨어지는 바람에 허망하게 삶을 마감했다. 어떻게 하늘에서 거북이 떨어질 수 있었을까. 거북을 낚아챘다가 투하한 사고 유발자는 독수리였다. 독수리는 잡은 거북을 바위에 깨뜨려서 먹는 습성이 있다. 우리는 어떤 모습을 삶을 마감할지 알 수 없다. 아미도 계획하지 않았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는데 불쑥 찾아오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P161

젊은 도스토옙스키는 황제와 봉건제에 반대하는 단체에 가담했다가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고 죽기 직전에 겨우 되살아났다. 

도스토옙스키는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4년 동안 중노동 하게 됐다. 노역하다가는 몸이 상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도 기뻐하는 게 글에서 보인다. 당연히 당장 총살당하는 것보다는 생존할 확률이 높은 중노동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삶의 끝에서 모든 불행은 도토리가 된다. 아무리 큰 불행도 죽음에 비하면 작고 사소하다. 좌절, 공포, 비탄, 막막함 등은 그래도 살아 있으니까 느끼는 감정이다. 

 

도박 중독에 빠진 도스토옙스키

생각과 실행은 다르다.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죄짓지 않고 게으름 피우지 않으면서 인생의 시간을 값지게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스토옙스키는 도박 중독에 오랫동안 시달렸고 빚도 많았다. 1867년에는 채권자들의 고소 때문에 아내 안나와 도망치듯 유럽으로 가서 4년 넘게 떠돌았다. 도스토옙스키는 유럽에 있으면서도 지인들에게 돈을 구걸하듯 빌렸고 돈 되는 것이라면 아내의 옷까지 깡그리 팔아가면서 도박을 했다. 총살을 면하고는 삶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기뻐했던 젊은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이 그런 부끄러운 사람이 되리라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후회없는 인생이란 없다. 죽을 고리를 넘기면서 깨달았더라도 인생의 마음처럼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후회가 전혀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리석지 않거나 죄가 없거나 게으르지 않은 사람도 세사에 없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면 된다. 자신이 믿는 좋은 삶을 향해 다시 걸음을 떼는 것이다. 

 

P168

마리앙투아네트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백성들의 악감정이 폭발했다. 악감정은 저주로 번져서 앙투아네트는 죽어 마땅한 여자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하지만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는 루이 14세의 아내 마리 테레즈가 했던 말이다. 스페인의 공주였던 테레즈의 결혼은 앙투아네트의 결혼보다 100년 넘게 앞선 일이다. 

근거 없는 헛소문이거나 조작된 모함이라고 봐야 맞을 것이다. 유언과 유서만 보면 앙투아네트는 오히려 기품 있는 사람이다. 

앙투아네트가 했던 최후의 말은 정중한 사과였다. "미안해요. 일부러 그러지 않았어요"라고 말한 뒤 죽음을 맞았다. 파리 시민들에게 했던 말이 아니다. 신에게 사과했던 것도 아니다. 사과 대상은 사형 집행인이었다. 사형대에 오르다가 사형 집행인의 발을 실수로 밟고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던 것이다. 그녀의 사과는 실수나 연기가 아니라 진심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살면서 저질렀을 모든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신에게 용서를 빕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당신 마담 엘리자베트에게 용서를 구해요. 특히 내가 의도하지 않고 당신에게 줬을 모든 상처에 대해서 용서를 빌어요. 그리고 나는 적들이 내게 상처를 준 것도 용서합니다."

"나는 왕비였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나의 왕관을 앗아갔죠. 나는 아내였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내 남편을 죽였어요. 나는 어머니예요. 그런데 당신들은 내 아이를 빼앗아갔어요. 이제 남은 것은 내 피뿐입니다. 그것도 가져가세요. 다만 나의 고통이 너무 길지 않게 해주세요."

유서나 유언은 마지막 기회다. 마지막인 줄 알면서 거짓을 말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녀가 했던 사과와 용서의 말은 진심일 가능성이 크다. 앙투아네트는 삶의 끝에서 사과하고 용서하고 모든 불행을 받아들였다. 

 

P187

인간이란 무엇인가. 또 사후 세계란 존재하는가. 이 까다로운 물음에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2011년 5월 한 인터뷰에서 명쾌하게 답했다. 

"나는 뇌를 컴퓨터라고 생각합니다. 부품이 고장 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 말입니다. 고장 난 컴퓨터는 천국이나 사후 세계가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암흑을 무서워하는 인간을 위해 만든 동화 같은 이야기일 뿐이죠"

사랑이 내 마음대로 되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겠지만 알다시피 사랑은 무척 어렵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의 실패자다. 거절당하거나 버림받은 적 없는 연인은 희소하다. 사랑에 실패하는 것이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실상은 그 반대다. 내 사랑도 곧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상대에게 떠날 자유를 선물하는 연인이 감동을 주고 긴장감을 일으킨다. 더 좋은 인생은 삶의 끝을 상상하는 사람의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 좋은 사랑은 구속 없는 사랑의 끝을 상상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P200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 푸시킨

푸시킨은 아내에 관한 소문 때문에 죽게 됐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내 나탈리야가 프랑스군 장교와 바람이 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격분한 푸시킨은 소문의 장교 조르주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하지만 군인과의 결투에서 시인은 무력했다. 푸시킨은 죽을 때가 되자 아내에게 당부했다. 시골로 가서 사람들에게 잊히고 2년 후에나 재혼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의심과 분노에 휩싸여 무모한 결투로 죽음을 맞은 남편이 과연 사랑스러웠을까. 푸시킨의 죽음은 안타깝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픔의 날을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P206

파멸의 사랑을 한 스콧 피츠제널드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 앞에 눈부시게 매력적인 여성이 나타났다. 스콧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격정적인 사랑은 어떻게 됐을까.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파멸이었다. 14년의 결혼 생활 동안 두 사람은 서로 미워서 폭력까지 행사했다. 의심하고 헐뜯고 술 마시거나 소리를 질렀다. 특히 부부의 죽음이 너무도 비극적이다. 스콧은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고 젤다는 불이 난 정신병원에 갇혀 자기 방에서 숨을 거뒀다. 

사랑이란 처음에는 불꽃처럼 뜨겁다가도 파멸까지는 아니어도 여지없이 식어가게 된다. 서로 증오하지는 않더라도 점점 무관심해진다. 사랑의 초기에 느끼는 뜨거움, 안타까움, 절실함은 시간이 흐르면 다 휘발돼 버린다. 사랑의 열정은 내리막을 향해 달리는 감정이다. 외로운 죽음을 상상하면 사랑이 뜨거워진다. 내가 곤경에 빠져서 무기력하게 삶을 끝내게 됐다고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면, 시들어가던 나의 사랑이 되살아난다. 

 

이별의 가능성을 상상하면 사랑이 시들거나 파멸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축복이다. 살아 있을 뿐 아니라 흠이 조금밖에 없는 아내나 남편이 옆에 있다면 그건 최상급 축복이다. 그 축복을 누릴 시간은 생각보다 짧아서 더욱 소중하다. 

 

P264

끔찍한 환경에 산다고 모두 괴물이 되진 않는다. 생지옥 같은 환경에 갇혀 있으면서도 성자처럼 행동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유대인 수용소에 기적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자신의 식량을 나눠주는 이타적 행동을 했다. 그런 성자와도 같은 이들에 대한 목격담을 전한 사람은 빅터 프랭클이다. 

"유대인 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은 막사를 다니면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자신의 마지막 빵을 나눠주던 이들을 기억할 겁니다 그들의 숫자는 적었지만 중요한 사실을 넉넉히 증명합니다. 사람에게서 다른 모든 걸 빼앗아도 마지막 인간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이죠. 인간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태도와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자유는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자유다"

나의 태도를 정하는 것은 나의 자유다. 그 자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