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프롤로그: 세상에는 진짜 웃긴 과학이 존재한다
PART 1: 이상하고 당황스러운 질문들
1 웜뱃은 왜 주사위 모양의 똥을 쌀까?
2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는 감자칩을 먹을 수 있을까?
3 벌에 어느 부위를 쏘이면 가장 아플까?
4 고양이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5 성공하려면 운과 재능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PART 2: 쓸모없어 보이는 과학의 쓸모
6 점균에게 전철 노선 설계를 맡겼더니
7 모든 말에는 의미가 있다, 욕설까지도
8 세상에서 가장 느린 98년짜리 실험
9 당신의 편견부터 닦아주는 똑똑한 변기
10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은 의외로 가깝다
P40 웜뱃이 주사위 모양의 똥을 싸는 이유
퍼트리샤 양이 발표한 내장 누동 모델은 내장 근육이 내용물에 고른 압력을 가한다고 가정했을 텐데, 각진 똥을 누는 웜뱃에게는 이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항문의 형태를 의심했다. 그러나 CT 촬영으로 본 웜뱃의 똥구멍은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동그랬다. 똥구멍은 범인이 아니었다.
웜뱃창자의 신축성이 균일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웜뱃 내장의 단면을 잘라 확인해 보니, 내장 조직을 이루는 근육의 두께와 경직도가 다양했다.
정답은 대장의 신축성이었다.
P57
실험심리학자로 옥스퍼드 대학교 '통합감각연구소'Crossmodal Research Laboratory를 운영하고 있는 스펜스 교수는 인간이 느끼는 감각과 세상 사이의 부조화를 찾아내는 데 전문가다.
음식을 맛볼 때 우리의 여러 감각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감자칩 씹는 소리를 더 크게 들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평균 15퍼센트 정도 더 감자칩이 바삭거리고 신선하다고 답했다. 미각과 후각 은 물론, 촉각과 청각까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합쳐질 때 최고의 감자칩 맛 경험이 탄생한다.
분홍색 음료가 녹색 음료에 비해 훨씬 달게 느껴진다
초콜릿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면 각지게 만들었을 때보다 더 달게 느껴진다.
숟가락과 포크, 젓가락의 무게가 더 무거우면 식사를 더 맛있게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스타그램에서 본 타코와 라멘 광고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점심과 저녁 메뉴를 정한다.
P105
톡소플라스마 곤디라는 학명으로도 알려진 톡소포자충은 고양이를 종숙주로 삼는다.
톡소포자충에 감연된 쥐가 고양이의 소변 냄새를 무서워하지 않게 변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기생충이 숙주인 쥐의 행동을 바꾼다
개에 물린 환자와 고양이에게 물린 환자를 비교해 고양이에게 물린 환자에게서 우울증 발병률이 훨씬 높다고 보고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이 발병률 차이의 원인으로 내놓은 가설 중 하나도 톡소포자충이다.
P112
피터의 원리
피터는 회사의 직원들이 업무 성과에 따라 높은 자리로 승진한다고 가정했다. 그렇다면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점점 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승진해서 맡은 업무는 그전에 해온 일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일을 잘해서 승진을 했는데, 새로운 일이 맞지 않아 예전보다 업무 역량이 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일을 못하니 그는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할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 능력이 가장 떨어질 때까지, 즉 일을 가장 못하는 직위까지 승진하게 된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는 말단부터 대표까지 어떤 자리든 일을 못하는 사람들로 꽉꽉 채워진다는 것이다.
승진 피라미드
상식적인 상황
일잘을 승진시킬 때 조직 효율이 9퍼센트 상승했다.
아무나 승진시킬 때 2퍼센트 효율이 살짝 올랐고,
일못을 승진시킬 때 -5퍼센트 효율이 떨어졌다.
피터의 법칙이 통하는 회사
일잘을 승진시키니 회사 전체의 효율성이 -10퍼센트로 떨어졌다. 아무나 승진시킬 때의 효율은 +1퍼센트, 놀랍게도 일못만 골라서 승진시킬 때는 회사 전체의 효율이 12퍼센트 증가했다.
피터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에서는 승진을 하면 업무 능력이 다시 무작위로 재부여된다는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일못만 골라서 승진시키면 일잘은 그대로 둔 채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만 능력이 초기화되니까, 평균 업무 능력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P126
성공에 중요한 건 운일까 재능일까

결과는 어땠을까? 컴퓨터 속에서 40년의 시간이 흐른 후 대부분의 사람이 매우 가난해졌다. 반면 소수의 사람은 처음보다 수천에서 부백만 배 많은 돈을 벌었다. 이 부의 분포는 정확히 파레토 법칙을 따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부를 소유한 소수가 평균 정도의 재능만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불운보다 행운을 더 많이 만났기 때문이었다. 평범하지만 운이 좋은 사람들은, 재능이 있지만 운이 없는 사람을 항상 이겼다.
적어도 플루키노 교수의 컴퓨터 속에서 '성공=운'이었다.
플루키노 교수는 내게 운과 재능 연구를 설명하면서 성공하기 위한 비결을 알려줬다. "제 제안은 행운을 얻으려면 가능한 많은 기회에 도전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P169
아플 때 욕을 하면 고통이 실제로 줄어들까
실험 결과, 욕을 한 사람들이 탁자를 설명하는 단어를 사용한 사람들보다 통증을 더 잘 참았다.
왜 '어?'는 만국공통어일까
P234
혁신적인 기술과 사업적 성공은 다른 이야기이고, 그 사이에는 사업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가 놓여 있다. 죽음의 계곡은 기술 개발과 사업화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일컬으며, 다윈의 바다는 사업화 후 시장에서 다른 제품을 제치고 성공하기 위한 경쟁을 의미한다.
지동설과 천동설이 공존하는 과학 세계가 과학 지식 측면에서는 더 생산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점은, 사소한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단 거죠.
호기심. 이렇게 해서 결국 우리는 과학이라는 세계 탐구 방식의 시작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그노벨상 수상자들과 노벨상 수상자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운, 실력, 재능
운은 시도를 여러 번 해야 한다. 시도를 누구는 경험이라 하고, 누구는 실패라 말한다.
실력은 반복을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반복해서 계속하는 것을 누구는 꾸준함이라 하고 누구는 열정, 성실성이라 한다.
재능은 계속되는 노력이 남들보다 조금 작아도 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재능은 노력을 조금 할 수 있는 능력이지만, 그 능력이 더 많이 노력하는 능력을 이기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