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2016.12.16)

바람이 대나무 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대나무는 그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 떼가 연못 위를 지나가도 기러기 떼가 가고 나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다가오면 비로소 마음에 담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 비운다.
성질이 조급하고 마음이 거친 사람은 한 가지 일도 이룰 수 없지만, 마음이 평온한 사람에게는 온갖 복이 저절로 모인다.
분노와 욕망의 물결이 차오를 때 그것을 분명하게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른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너무 엄하게 꾸짖지 말고 먼저 그 사람이 꾸짖음을 견딜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가르치되 지나침이 없이 그가 따를 수 있는 정도로 해야 한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어요
한번은 교회에서 헌금에 대한 설교를 들었어요. 목사님의 설교가 아주 감동적이어서 나는 주머니 속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가진 돈을 모두 헌금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설교가 길어지면서 같은 말이 반복되고 10분이 지났어요. 한마디로 지루해졌어요. 속으로 잔돈만 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또다시 10분이 더 지났어요. 그때는 헌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설교는 그 뒤로 한참이 지나서야 끝났어요. 드디어 헌금을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헌금은 커녕 헌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다른 사람이 헌금한 2달러를 빼냈답니다. 물론 내가 잘못한 것을 압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충고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어요. 엄하게 여러 번 강조해서 말하면 더 잘 알아들을 것이라는 착각이지요. 마크 트웨인이 설교를 오랫동안 들으면서 오히려 엉뚱한 행동을 한 것처럼 지나친 충고는 역효과를 가져오기 쉬워요. 상대에게 충고를 할 때는 짧고 쉽게, 그리고 꼭 해야 할 말만 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더 잘 이해하고 충고를 따라 실천할 수 있거든요. 지나친 훈계는 약이 아니라 상처가 된답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나무라지 말고, 비밀을 들추어 내지 말며, 지난날의 잘못을 생각하지 마라. 이 세 가지를 지키면 덕을 기를 수 있고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
바다는 땅보다 넓고, 하늘은 바다보다 넓소, 그러나 하늘보다 더 넓은 것이 있으니 바로 용서하는 마음이오.
한가할 때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 도움이 되고, 고요한 때 마음을 산만하게 하지 않으면 움직일 때 도움이 되며, 어두운 곳에서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도움이 된다.
정약용은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으면 관직을 잃는다'며 현명한 사람은 청렴한 것이 자기에게 더 이롭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어요.
인생의 진짜 영웅은 슈퍼맨처럼 나타나 단번에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고 어려움도 이겨 내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