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속에 남아 2024. 3. 18. 07:36

 

 

 

 

47 펭수의 성공 원인은 운인가?

재빨리 변화를 시도하는 공격적인 업무 방식을 애자일Agile이라고 한다. 

애자일은 '날렵한', '민첩한'이란 뜻인데, 현장 중심으로 접근해서 일단 시도해 보고 맞지 않으면 바꾸는 전략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재빠르게 도전해 본 뒤,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파악해 다시 시도함으로써 혁신을 만들어 낸다. 지금 시대에는 낮은 비용으로 빨리 실패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엔비디아NVIDIA의 CEO 잭슨 황Jen Hsun Huang 은 직원들에게 낮은 비용으로 빨리 실패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그들의 조직문화이고 이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라고 했다. 

 

48 암수 구분 안 되는 펭귄과 젠더 뉴트럴

펭귄은 성별이 정해진 채 태어나지 않는다. 야생에서는 펭귄이 성인이 되는 시기를 생후 2년으로 보는데, 이때까지는 무성Genderless으로 자란다. 

펭수는 스스로를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밝혔다.

2019년 한국 사회에서는 젠터 뉴트럴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성 중립성과 성인지 감수성, 성차별 근절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사회적 이슈들이 생겨났다. 

 

펭귄은 조류 중 유일하게 외관상으로 암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동물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펭귄조차도 서로의 암수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동성 커플도 많다.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 중 동성 커플이 있는 경우는 펭귄 외에도 양, 흑조 등이 있다. 

아델리펭귄과 젠투펭귄은 구애할 때 수컷이 암컷에게 돌멩이를 준다. 예쁘고 매끈한 돌멩이를 골라서 주면 그것을 받은 암컷이 마음에 들 경우 짝을 맺는다. 만약 수컷이 암컷인줄 알고 다른 수컷에게 돌멩이를 주면 상대 수컷은 돌을 걷어찬다고 한다. 즉 다른 펭귄들이 구분하기 어려워 그런 것이지 자신은 스스로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를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예쁘고 반짝거리는 것을 선물로 주며 구애를 하는 동물은 펭귄과 사람밖에 없다는 점이다. 

 

116

꼰대 논쟁이 활발해 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솔직히 지금보다 과거에는 꼰대가 더 많았지만 그것을 문제 삼지도 않았고,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정도로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나이는 곧 권력이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다'라는 정서는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덮어 버린다. 아예 서로 외면하고, 관계가 단절된다. 그나마 관계가 연결되어 있어야 갈등도 생기고, 해결 가능성도 생긴다. 관계가 단절되면 갈등도 없겠지만 문제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다는 이유로 부당한 일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부당한 걸 알면서도 '아랫사람이니까 당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마음 아프다. 삼강오륜의 장유유서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어른이 무조건 옳다는 말이 아니다. 

 

사실 꼰대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힘을 더 극대화하려 든다. 그래서 나이와 지위를 유독 강조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나이가 권력인 사회면서도 나이가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어 보이려고 애쓰고, 나이를 어리게 봐 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늙음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결코 아님에도 우린 늙음과 젊음을 서로 상반된 가치로 본다. 늙음이든 젊음이든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일뿐, 우열을 가리거나 좋고 나쁨을 구분할 요소는 아니다. 

 

119

군대에서나 쓸 법한 상명하복이란 말을 기업에서도 썼다. 과잉 의전, 과잉 충성이 조직문화가 되고 보여 주기식 형식주의, 가신들의 파벌 싸움과 사내 정치도 팽배했다. 물론 지금까지 여전히 구습을 유지하는 기업도 많다. 

 

142

전 세계로 번지는 'Anti-kkondae'

BBC2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매일 오늘의 단어를 선정하는데, 2019년 9월 23일에 'KKONDAE'라는 단어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우리말 '꼰대'를 발음 그대로 영문으로 쓴 것이다. BBC는 그 이전에도 꼰대는 한국에서 '잘난 척하고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을 일컬으며, 원하지도 않는 조언을 하고 후배에게 절대적 순종을 요구하는 관리자를 지칭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기도 했다. 

<포브스>나 <뉴욕타임스>에서도 영어에는 없는 표현이나 현상일 경우에는 그 나라 고유 언어로 단어를 표기하는데, 우리말 단어로는 'Chaebol'(재벌)과 'Gapjil'(갑질)이 있었다. 

 

150

분명 밀레니얼 세대에게 욜로와 워라밸은 아주 중요한 라이프 코드이지만 이들이 적극 지지하고 사랑하는 펭수는 성공을 위해 일만 하는 워커홀릭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연결이 곧 우리의 존재 이유처럼 되어 버렸다. '소통'과 '연결'이 마치 만능 키워드처럼 사용되고 있다. 

 

160 자발적 야근과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 욕망

40대 직장인에게는 월급이 가장 중요했고, 그다음이 자부심이었다. 

그런데 2030세대는 조금 달랐다.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이 나를 위한 투자 가치였고, 그다음이 자부심과 업무 만족도며, 월급은 네 번째 순위였다. 

돈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투자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2030세대는 자신의 성장이 곧 승진이나 스카우트 등으로 연결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당장의 월급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20~30대 40대 50대
1위 나를 위한 투자 가치 월급 자부심
2위 자부심 자부심 월급
3위 업무 만족도 나를 위한 투자 가치 보람
4위 월급 사내 인간관계 업무 만족도

 

170

과거에는 주어진 휴가마저 반납하고 일만 하는 워커 홀릭이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휴가를 안 가는 사람, 휴식에 인색한 사람과는 큰일을 도모하지 말라"는 말까지 생겼다. 

 

한국에서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논의 되었고, 2003년 법이 통과되었다. 처음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가 신문에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는다'며 반대 광고를 실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그 후로 더 좋아졌다. 

2019년에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었고, 2020년부터는 중소기업까지 확대 적용되는데, 경제 단체들은 18년 전과 똑같이 52시간 근무제가 한국 경제를 망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노동 시간 단축의 핵심 목적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생산성과 효율성의 증대다. 그저 물리적 노동 시간 단축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말이다. 

 

190

비정상이 오래되면 그것이 문제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려 결국 무엇이 정상인지 알 수 없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 헤어스타일 규정을 폐지했고, 활동의 편의성을 고려해 여성 승무원이 바지 유니폼도 입을 수 있게 했다. 제주항공은 안경 착용을 허용했다. 항공업계뿐 아니라 방송국에서도 안경 쓴 여자 아나운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체 관절 인형의 대명사인 '바비 인형'은 금발에 하얀 피부, 9등신의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여자아이들이 주로 가지고 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형이지만 비현실적으로 마른 몸매, 백인 우월주의, 과도한 섹시함 등 그동안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제조사 마텔은 흑인 바비 인형을 출시한 이후부터 변화를 보여 주기 시작하더니 아시안,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바비를 만들었고 2016년에는 통통한 바비, 키 작은 바비, 키 큰 바비 등 다양한 체형의 인형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2019년에는 의족을 한 바비, 휠체어를 탄 바비 그리고 젠더 뉴트럴 바비까지 만들었다. 

 

미에 대한 획일적 기준과 외모 차별주의를 넘어서는 일은 안티 꼰대만큼이나 중요한 시대의 요구기도 하다.

 

200

그동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휴배에게 밥 사고, 술 사느라 애쓴 선배들이 많다. 지갑을 잘 여는 것이 선배의 미덕이라 여겼던 사회에서 선배는 후배에게 돈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선의의 행동이기만 할까? 아니다. 선배가 권위를 가지는 대가로 후배에게 돈을 쓴 셈이다. 직장에서도 상사가 밥을 사고 술을 사면, 그냥 밥과 술만 사는 게 아니다. 잔소리도 하고, 자신의 권위도 내세운다. 얻어먹는 사람들도 암묵적으로 받아준다. 꼰대 논쟁이 확산되고, 나이 서열화가 무너질수록 선후배의 관계 설정도 달라져야 한다. 

 

누가 우위에 있고, 누가 누구를 이끌고 하는 것도 집단주의에서나 통하는 개념일 뿐이다. 끈끈함이 미덕이던 한국 사회가 느슨한 연대로 거듭나고 있다. 직장이든, 학교든, 심지어 가족이든 끈끈한 연대 대신 느슨한 연대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세대를 구분하는 데 나이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친구가 되는 데 나이가 중요한 기준이 아니듯, 앞으로는 세대를 나누는 데 나이가 아니라 비슷한 취향과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의 코호트Cohort(특정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체)개념이 중요해질 것이다. 

 

216

사이다 캐릭터는 말만 세게 지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시대정신에 맞아떨어져야 하고 보편타당해야 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옳은 것이 그른 것이 되기도 하고, 그른 것이 옳은 것이 되기도 한다면 그것은 단지 말만 잘하는 이중인격자일 뿐이다.

 

223

채식주의자(베지테리언)

완전 채식주의자를 비건Vegan이라고 하는데, 채소와 과일만 먹는다. 채식유형 중에서 가장 엄격하다. 

락토Lacto는 비건처럼 채식을 하지만 우유와 유제품, 꿀 등은 먹는다. 

락토오보Lacto-ovo 달걀까지 먹는다. 

 

선택적 육식 세미베지테리언

페스코Fesco가 대표적으로 유제품, 달걀, 그리고 해산물까지 먹는다.

폴로Pollo는 닭고기, 오리고기 같은 가금류까지 먹는 준채식주의자다. 즉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이 붉은 살 육류만 먹지 않는 것이다. 

플렉서블 베지테리언 - 플렉시테리언 평소에는 채식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생선은 물론 가금류, 육류까지도 먹는 사람이다. 원칙 없이 아무 때나 고기를 탐하거나 육식으로부터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 아니라, 채식을 중심에 두고 융통성 있게 육식도 겸하는 것이다. 

 

채식주의가 단순히 채소만 먹는 행위가 아니라, 일종의 자기표현이자 가치관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다.